한국항공대 AI 연구방법론: 연구와 프로젝트, AI로 일하는 방식을 바꾸다 (26년 9~11월)

언러닝컴퍼니는 2026년 9월 23일부터 11월 4일까지 한국항공대학교 BK21 드론모빌리티융합교육연구단 대학원생과 함께 AI 업무 자동화 워크숍 「연구와 프로젝트, AI로 일하는 방식을 바꾸다」를 진행했다. 수요일마다 3시간씩 여섯 번 만났고, 중심 도구는 Claude였다. 참가자들은 1회차에 빈 폴더 하나에서 연구 작업 폴더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해 6회차에는 자기 연구를 담은 포트폴리오 사이트를 인터넷에 공개했다. 마지막 날 받은 만족도 조사에서 과정 전체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8점이었다.
두 기관은 앞서 2026년 7월 28일 「AI 연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학협력 업무 협약」을 맺었다.
과정 기획안이 내건 컨셉은 "AI를 배우는 교육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교육"이다. 자료 찾기, 문서 양식 잡기, 파일 정리처럼 연구 곁에 쌓이는 일은 AI 워크플로우(workflow)에 맡기고, 대학원생은 연구 질문을 세우고 결과를 해석하는 일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연구 곁의 일을 실제로 AI에게 맡겨 본 대학원생에게 6주 뒤 남는 것은 무엇일까.
회차마다 참가자 워크북이 하나씩 쌓였다.
- 1회차: Claude Code로 연구 작업 폴더 만들기
- 2회차: AI 연구조교의 첫 출근날
- 3회차: 글 쓰는 사람에서 글쓰기를 설계하는 사람으로
- 4회차: 과제 제안 한 건, 공고문에서 시각화 자료까지
- 5회차: 브라우저 일은 Aside에게, 모은 것은 내 위키로
- 6회차: 내 포트폴리오 사이트를 만들어 인터넷에 공개하기
수업은 매번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강사가 워크북 화면을 빔에 띄우면 참가자는 같은 화면의 지시문을 복사해 Claude(주로 Claude Code)에 보내고, 워크북의 확인 항목과 결과를 맞춰 봤다. 워크북 화면은 한 번에 한 단계만 보여 주고, 지시문마다 복사 단추가 붙어 있다. 6회차 워크북에서는 확인 카드에서 「아니요」를 고르면 고칠 지시문이 나온다. 실습은 가상의 하늘길 연구실을 중심으로 꾸리고, 공고와 논문은 공개된 실제 자료를 썼다.
새로 온 연구조교처럼, AI도 먼저 나와 내 연구를 알아야 한다
1회차는 빈 폴더 하나를 여는 데서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Claude Code에게 폴더 지침 파일 CLAUDE.md의 초안을 맡긴 뒤, 그 초안을 다시 점검하게 했다. 점검 기준은 두 가지였다. 확인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인가, 규칙마다 이유가 붙어 있는가. "잘 정리해" 같은 문장을 찾아 고친 2차본이 1회차의 첫 결과물이 됐다.
공부 폴더(study)에는 출처 규칙을 담은 지침을 따로 넣었다. 핵심 주장에는 출처를 달고 출처를 찾을 수 없는 주장은 "출처 미확인"이라고 표기하게 한 것이다. 자료를 넣고 질문하면 답에 인용과 출처가 먼저 나오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이 단계를 마쳤다. 이어서 휴대폰에서 같은 세션을 이어 쓰는 리모트 컨트롤(Remote Control)로 슈퍼파워스(Superpowers) 플러그인을 설치했고, 국가통계포털(KOSIS)의 통계를 찾아오는 통계 커넥터를 연결했다.
2회차 「AI 연구조교의 첫 출근날」은 가상의 하늘길 연구실에서 진행됐다. 도심 드론 배송 경로와 소음을 연구하는 연구실에 AI 연구조교가 처음 출근한 하루라는 설정이다. 참가자들은 실험실 미팅 메모로 회의록을, 다음 달 실험 계획으로 계획표를 받은 뒤 매주 쓰는 연구 보고를 스킬(skill)로 저장했다.
2회차 후반부는 Claude Code로 넘어갔다. 학회 출장 영수증 20장이 든 폴더를 통째로 맡기면, 같은 폴더 안에 합계가 수식으로 걸린 정산 엑셀과 결과보고 워드가 생긴다. 다음 실습에서는 영어 논문 3편을 읽혀 근거 쪽수가 붙은 비교표와 분석 보고서를 받았고, 그 방식을 /paper-report라는 스킬로 남겼다. 다음에 같은 일을 할 때는 스킬 이름 한 줄이면 된다.
원문까지 확인한 것만 노트에 남긴다
3회차는 글쓰기 과정 전체를 다뤘다. 리서치 노트를 만들고, 초안을 쓰고, 검수하고, 제출하는 네 단계에 스킬, 에이전트(agent), 훅(hook)을 나눠 붙였다. 부품마다 설계표 다섯 칸이 있고, 그 표가 그대로 부품의 내용이 된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참가자가 직접 채우는 칸이 늘었다. 마지막에는 네 단계를 write-flow 한 줄로 묶어, 목표와 소스를 주면 리서치부터 제출까지 차례로 부르게 했다.
첫 단계인 리서치 스킬은 AI가 찾아 준 참고문헌을 그대로 믿지 않게 하는 도구다. 이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실습용 연구 메모의 참고문헌 가운데 두 건을 일부러 틀리게 넣어 두었다. 하나는 세상에 없는 논문이고 다른 하나는 제목과 저자는 맞지만 논문마다 붙는 고유 번호인 DOI가 틀린 논문이다. 리서치 스킬은 논문이 실제로 있는지, 적힌 정보가 원문과 맞는지를 차례로 확인한다. 그래서 없는 논문은 「실존 미확인」으로 노트에서 빼고 DOI가 틀린 논문은 「인용 불일치」로 표시해야 한다. 참가자는 스킬이 만든 확인 표를 본 뒤, 출처 하나를 직접 열어 인용한 문장이 정말 그 논문에 있는지 찾아보는 것으로 이 단계를 마쳤다.
검수 단계에서는 어투를 보는 tone-checker와 출처를 보는 source-checker 두 에이전트를 만들고 제출 전 점검 스킬 pre-submit-check가 둘을 함께 부르게 했다. 글의 어느 부분에 AI를 썼는지 밝히는 일도 이 단계에서 했다. 초안 끝에 AI를 어떤 작업에 썼는지 적는 「AI 사용 공개」 절을 넣고, 학교 일반대학원이 정한 「생성형 AI 학술 활용 가이드라인」과 「자기확인 및 서약서」의 항목과 하나씩 맞춰 보며 빠진 내용이 없는지 확인했다. 마지막 제출 단계에는 점검 결과가 없으면 작업을 끝내지 못하게 막는 훅을 두었다.
4회차 「과제 제안 한 건, 공고문에서 시각화 자료까지」의 재료는 실제 정부 공고였다. 하늘길 연구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6년도 기초연구사업 2차 신규과제 공모」에 「도심 드론 배송 소음 저감」 주제로 지원한다는 설정이고, 자유공모라 내 연구 주제로 바꿔도 된다. 공고 첨부는 한글 파일이라 참가자들은 한글 문서를 읽고 쓰는 kordoc을 MCP(Model Context Protocol, Claude에 다른 프로그램의 기능을 붙이는 연결 규격)로 연결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공고에서 요구사항과 배점을 표로 뽑고, 공고 검토 1쪽 보고서를 한글 파일로 받았다.
제안서는 3줄 기획 다음에, 공고의 요구사항과 배점을 목차에 하나씩 짝지은 매핑표로 목차를 정했다. 목차를 승인하면 워드 제안서 요약본이 만들어지고, 그 기준은 /proposal 스킬로 저장된다. 이어서 형식이 다른 두 번째 공고(우주항공청 공고)에 같은 스킬을 한 줄로 불러, 공모 방식이 달라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지 확인했다. 2교시에는 같은 내용을 발표자료(/my-deck)와 HTML 발표로 만들었고, 따라 하는 실습 자료를 HTML 워크북으로 만들어 Netlify Drop으로 공개 주소를 받았다(/workbook). 4회차의 모든 결과물은 만들기 전에 목적, 끝의 모습, 하지 않을 것을 먼저 쓰는 「3줄 기획」에서 시작했다. 워크북은 이 순서를 「내가 먼저 쓰고 AI가 넓힌다」로 적고 있다.
모은 것이 쌓여 내 지식이 되고, 그 위키에서 나를 꺼내 보인다
1~4회차의 AI는 내 폴더 안에서 일했다. 5회차 「브라우저 일은 Aside에게, 모은 것은 내 위키로」에서는 AI 브라우저 Aside가 내 브라우저에서 일했다. 지금 열어 둔 공고 페이지에서 조건, 마감, 낼 것을 표로 받고, 여러 사이트를 차례로 열어 지원할 수 있는 공고 다섯 개를 비교표 파일로 모았다. 표에는 링크를 실제로 연 것만 넣고, 못 연 것은 「확인 못함」으로 남기게 했다. 공고 찾기는 notice-search 스킬로, 매주 월요일 아침에 새 공고를 모아 오는 일은 루틴(routine)으로 걸었다. 루틴은 새 공고가 없어도 「새 공고 없음」 한 줄을 남기게 해 결과가 없는 것과 고장 난 것을 구별할 수 있게 했다.
신청서 실습에서는 Claude가 질문하며 만든 내 정보 파일로 연습용 신청서를 채우고, 제출 직전에 멈추게 했다. 브라우저 에이전트는 실제로 클릭을 하므로 지시문에는 무엇을 만들지, 어느 사이트에서 일할지, 무엇을 하지 말지를 함께 적었다. 모은 자료는 바탕화면의 my-wiki 폴더로 들어갔다. 원자료는 고치지 않는 raw에, AI가 쓰고 서로 잇는 페이지는 wiki에, 규칙은 한 파일에 두는 세 층 구조다. 새 자료는 /wiki-add 한 줄로 넣고, GitHub 저장소에서 연구용 스킬 scientific-critical-thinking을 받아 논문의 초록과 결론을 점검표로 읽어 보는 것까지 했다. 5회차 마지막 결과물은 위키 안의 프로필 페이지였고, 이 페이지가 6회차의 재료가 됐다.
6회차는 세 교시가 포트폴리오 사이트 하나로 이어졌다. 1교시에는 항공대 지점의 7일 바람과 비 예보로 야외 실험 가능 시간 대시보드를 만들었다. 이때 바로 만들게 하지 않고 Plan 모드에서 계획서를 먼저 받아 읽고 한 군데를 고친 뒤 승인했다. 이어서 각자 연구에서 쓰는 자료로 같은 방식의 대시보드를 만들었다. 2교시에는 이력서와 발표 자료를 폴더에 넣고, Claude가 묻는 질문에 답해 경험 목록과 강점, 한 문장 소개, 대표 연구를 정리했다.
3교시에는 앞에서 만든 대시보드와 소개 글을 사이트 하나로 묶었다. 사이트 모양은 사람이 미리 정해 주지 않았다. 누가 볼 사이트인지와 쓸 재료만 알려 주면 Claude가 Plan 모드에서 페이지 구성과 첫 화면을 설계하고 그렇게 정한 이유를 함께 적어 낸다. 참가자는 그 설계를 읽고 마음에 들지 않는 곳을 말로 고친 뒤 승인했다. 이어서 새 자료를 폴더에 넣고 /portfolio-add 한 줄을 부르면 사이트 목록에 저절로 올라가는 스킬을 만들었다.
사이트를 인터넷에 올리는 일도 Claude에게 맡겼다. 코드를 보관하는 GitHub와 사이트를 인터넷 주소로 내보내는 Vercel을 Claude Code에 연결하면 휴대폰에서도 열리는 내 사이트 주소가 생긴다. 올리기 전에는 다른 사람의 이름이나 아직 발표하지 않은 연구 결과가 섞여 있지 않은지 Claude가 먼저 검사하고, 본인이 한 번 더 확인했다. 실명이 부담스러우면 필명으로 공개해도 되게 했다. 과정의 마지막 순서는 6주를 돌아보는 회고였다.
"코드를 한번도 써본 적 없었지만"
만족도 조사의 네 번째 문항은 이 과정을 한 문장으로 소개해 달라는 것이었다. 처음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답이 먼저 눈에 띈다.
- "코드를 한번도 써본 적 없었지만 교육 과정 후 포폴까지 혼자 만들 수 있음!"
- "AI 시대에 첫 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
- "진짜 ai 활용 능력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AI를 내가 정한 방식대로 다루게 됐다는 답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워크숍 내내 AI에게 일을 바로 맡기기 전에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먼저 정하고 AI가 내놓은 계획을 읽고 고치는 연습을 했다.
- "AI에게 이끌리지 않고 조련하는법"
- "Ai사용법을 익히면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활용하기 도와주는 과정"
배운 것을 이미 자기 일에 쓰고 있다는 답도 나왔다.
- "LLM만 사용할 줄 알았는데 클로드코드와 강의를 통해 배운 과정을 이용하여 실무에서의 시간단축이 많이 되었습니다."
- "AI랑 떨어질 수 없게 됐어요."
언러닝컴퍼니는 조직에 맞지 않는 방식을 함께 비우고, 일하는 방식을 함께 새로 짜는 일을 한다. 이번 워크숍에서도 참가자들은 도구를 익히는 동안 자기 일의 순서를 먼저 들여다보는 연습을 했다. 어떤 일을 AI에게 맡기고 어디서 사람이 판단할지 정한 뒤, 그 기준을 지침과 스킬로 남겼다. 6주 뒤 대학원생들에게 남은 것은 그렇게 직접 정한 기준과, 그 기준을 담은 파일들이다. 그 기준이 쌓일수록 연구 질문을 세우고 결과를 해석하는 일에 쓸 시간을 조금씩 더 확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