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닛 써밋 2회차: AI FOMO 타파 커뮤니티 (26년 9월)

지난 9월 30일 저녁, KT&G 상상플래닛 3층에서 플래닛 써밋 2회차가 열렸고 30여 명이 함께했다. KT&G 상상플래닛과 언러닝컴퍼니가 함께 주관한 이 모임의 이름은 'AI FOMO 타파 커뮤니티'다. FOMO(Fear of Missing Out)는 좋은 기회나 유행에서 자신만 소외되거나 뒤처질까 봐 느끼는 두려움을 말한다. 이날 2부에서 공유된 장표의 첫 질문도 같은 곳을 향했다. "AI 포모, 어디서 올까요?"
신청서에 적힌 답이 출발점이 됐다. 신청자 32명에게 지금 AI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 물었을 때 20명이 "대화로 사용해요"를 골랐다. "내 업무에 맞게 세팅해뒀어요"는 5명, "AI한테 일을 맡겨봤어요"는 4명, "관심은 있는데 아직 거의 안 써봤어요"는 2명, "도구를 엮어서 써요"는 1명이었다. 이번 자리는 지난 1회차에 이어 열렸다. 2회차에서는 1회차보다 실제로 AI를 업무에 쓰는 사례를 나누는 시간을 늘렸다.
"뭘 어떻게 물어볼까에 대한 막막함"
1부는 명찰에 적힌 조 번호대로 앉는 것에서 시작했다. 사회는 언러닝컴퍼니 박형호 대표가 맡았다. 그라운드 룰은 세 가지였다.
- 한 사람의 이야기가 끝나면 다 함께 박수를 친다.
- 서로의 고민에 '나도요'로 답하고 평가하거나 조언하려 들지 않는다.
- "그거 저도 몰랐어요"가 오늘의 유행어다.
첫 순서는 '프롬필 만들기'였다. 요즘 가장 행복하게 해 주는 것, 일할 때의 자신을 닮은 동물, AI를 닮은 물건, 오늘 얻어 가고 싶은 것을 닮은 물건을 차례로 답하고 네 답을 프롬프트에 담아 AI에게 자기소개 그림을 그리게 했다. 그다음 조마다 공용 시트의 자기 조 탭을 열어 "AI 앞에서 가장 막막했던 순간"을 적었다.
시트에 남은 문장의 첫 갈래는 질문을 시작하는 단계의 막막함이다. "말 거는 것부터 막막할 때", "뭘 어떻게 물어볼까에 대한 막막함"이라고 적은 참가자가 있었고, "질문이 요약되지 않고 구구절절 이야기하고 있을때"라고 적은 참가자도 있었다. 두 번째는 답을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한 막막함이다. 판례를 검토하던 한 참가자는 "범위를 좁혀나가도 실제 없는 판례번호가 나왔을 때"를 적었고, 다른 참가자는 "올바른 결과물 사이 잘못된 정보가 들어가있을때"를 적었다. 세 번째는 AI가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경험이다. "사람 말로 하면 알아듣는 말을, AI는 못 알아들어서 토큰을 계속 잡아먹고 있을 때"라는 문장이 이 갈래에 속한다. 막막했던 적이 없다고 답한 참가자도 있었다. 이유는 "단순 질문 대답 외에는 활용법 자체를 몰라서요"였다.
시트의 다음 칸에는 최근 2주 안에 반복했던 일을 적었다. 매달 숫자만 바꿔 다시 쓰는 강사비 지급 보고, 나라장터에서 입찰공고를 찾아 요약하는 일, 아르바이트 근무 일정과 급여 정리, 같은 홍보글을 여러 외부 사이트에 올리는 일, 대상마다 내용을 조금씩 바꿔 보내는 리마인드 메일, 카드 영수증을 엑셀로 옮기는 경비 정리가 적혔다. 자료 출처 확인은 "인간의 영역으로 남겨두고 싶어서"라고 적은 참가자도 있었다. 마지막 칸은 AI가 그 일을 대신해 준다면 아낀 시간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묻는 칸이었다. "프로그램 참여자 대상 소통", "고객을 만나서 우리 서비스 전달하고 피드백 듣기", "발달장애 친구들과 더 많이 눈 마주치고 얘기하고 싶어요!" 같은 답이 남았다.
"무엇을 물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것부터 물어보세요"
2부는 15분 동안 관점 바꾸기와 라이브 시연으로 진행됐다. 장표에는 세 문장이 적혀 있었다.
- AI에서 시작해 내 일로 가져오는 것보다, 내 일에서 시작해 AI로 나아가야.
- 우리 조직의 AX 전환보다, 나와 동료의 업무를 워크플로우 단위로 가시화.
- AI가 내가 일을 잘 하도록 돕는 것이 아니라, 내가 AI가 일을 잘 하도록 돕는(잡도리하는).
시연에서는 AI를 쓰는 두 가지 방식이 차례로 소개됐다. 언러닝컴퍼니 이왕수 이사는 에이전트(agent) 기반 방식을 보여 줬다. 에이전트는 사람이 단계마다 지시하지 않아도 목표를 받아 스스로 작업을 이어 가는 AI다. 이왕수 이사의 방식은 쉽게 시작해 누구나 쓸 수 있는 쪽을 지향한다. 시연 중에 이왕수 이사의 에이전트는 'AI 포모 타파, 5분 관점 넓히기'라는 세 장짜리 장표를 만들었다.
- 진단: "불안은 뒤처져서가 아니라 막연해서 옵니다. 좀 늦으면 어때요? 막연함에서 한 걸음만 나와 봐요."
- 질문: "기술보다 먼저 AI로 뭘 하고 싶으세요? 익숙함은 시간이 쌓인 결과예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덜 불안합니다. 이제 하면 되니까요."
- 행동: "사례 보기 → 해보고 싶은 것 찾기 → 커뮤니티에서 같이 배우기"
언러닝컴퍼니 박정웅 이사는 폴더 기반 방식을 보여 줬다. 작업별 폴더를 만들고 터미널에서 AI를 실행하며, 그 폴더 안에 AI가 지킬 규율을 정해 두고 쓰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AI가 어떻게 동작하는지를 함께 익혀 가는 쪽에 가깝다.
두 방식은 출발점이 다르다. 한쪽은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서, 다른 쪽은 AI 자체를 이해하고 규칙을 세우는 데서 시작한다. 설문에는 "코드 사례를 봤던 게 가장 좋았습니다"라는 응답과 "자동화를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고, 개인에 맞춰 어떤 식으로 조정할 수 있는지 예시를 볼 수 있는 부분이 좋았습니다"라는 응답도 함께 남았다.
"여러 개를 맛보는 대신, 하나를 끝까지 완성해요"
쉬는 시간이 끝나자 3부는 두 방으로 나뉘었다. 초기방은 301~302호에 그대로 남았고, 응용방은 303호로 옮겼다. 장표가 제안한 40분의 흐름은 두 방이 같았다.
- 0~5분: 완성된 예시를 먼저 본다.
- 5~10분: 1부 시트의 내 칸에서 과제 하나를 고른다.
- 10~30분: AI에게 먼저 묻고 지침 초안을 받아 세팅한다.
- 30~35분: 실제 업무로 써 보고 지침을 고친다.
- 35~40분: 각자 만든 것을 서로 나눈다.
과제의 재료는 1부에 이미 적어 둔 문장이었다. 초기방에는 시트의 「반복되는 일」과 「단계」 칸을 복사해 AI에게 붙여 넣고 "이 일을 맡길 AI 봇의 지침을 써줘. 빠진 정보가 있으면 나한테 먼저 하나씩 물어봐"라고 요청하도록 안내했다. 받은 지침은 제미나이 젬(Gem), 클로드 프로젝트, ChatGPT 프로젝트 가운데 각자 쓰는 도구의 지침 칸에 넣고, 양식이나 예시 파일 하나를 함께 올린다. 다음 주에 바로 쓸 수 있으면 완성이다. 응용방에서는 같은 요청의 'AI 봇의 지침'을 '스킬'로 바꿔 묻도록 했고, 실제 업무에서 쓰는 스킬을 서로 보여 주는 길과 혼자 쓰다 막혔던 일을 함께 푸는 길 가운데 하나를 고르게 했다. 장표에는 "막히면, AI에게 먼저 물어보세요"라는 안내도 들어 있었다.
설문 응답에는 이 시간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한 참가자는 "AI fomo를 극복하고 싶어서 참여했고 와서 하나라도 해본 것 자체가 큰 도움이 되었어요"라고 적었다. "AI에 어떤 방식으로 질문해야 하는지 막연했는데 스킬 만들어 활용할 수 있다는걸 알았습니다"라는 응답도 있었고, "10월1일부터 유료버전 사용하며 에이전트 만들게요"라고 다음 날부터의 계획을 적은 참가자도 있었다.
다음 자리를 위해 남긴 제안
만족도 설문에서 프로그램 전반을 묻는 문항에 12명이 5점, 3명이 4점을 줬다. 참여 후 AI에 대한 막막함이 해소되었는지 묻는 문항에는 13명이 4점 이상을 줬다.
다음 회차를 위한 제안도 함께 남았다.
- 실습 시간: 직접 활용하고 응용해 보는 시간을 더 여유 있게 갖고 싶다는 제안이 있었다.
- 사례와 피드백: 적용 사례를 더 많이 보고, 만든 것에 피드백을 받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 노하우 나눔: 참가자 대부분이 실무자라는 점을 들어, 업무 노하우를 나누는 방식이 더 유효할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 심화 과정: 코드를 활용하는 방법을 심화 과정으로 배우고 싶다는 요청과, 운영진이 AI를 쓰는 법을 알려 주는 자리를 바라는 요청이 있었다.
한 참가자는 참여 이유를 "'나만 이렇게 힘든가' '좀 답답한데' 를 같이 고민하고 나누면 환기가 될거같아서"라고 적었다. 1부에서 막막했던 순간을 적고, 2부에서 그 막막함을 AI와 동료들에게 먼저 물어보는 방법을 보고, 3부에서 과제 하나를 만들어 보는 순서는 그 고민을 나누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11월에는 플래닛 캠퍼스가 이어질 예정이다. 2부 장표의 문장처럼, 막연함에서 한 걸음 나오는 일은 함께 배우는 자리에서 이어진다.
1회차 후기는 플래닛 써밋 : AI FOMO 타파 커뮤니티 (26년 7월)에서 다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