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예술 일자리 박람회 AI 셀프브랜딩 부트캠프 (26년 9월)

지난 9월 10일 언러닝컴퍼니는 2026 예술 일자리 박람회에서 'AI 셀프브랜딩 부트캠프'를 진행했다. 예술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는 참가자 25명이 세 시간 동안 워크북 순서대로 클로드(Claude)와 대화하며 흩어져 있던 경험을 꺼내 정리했고 그중 20명이 자기를 소개하는 웹페이지 한 장을 완성했다.
예술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는 사람에게는 해 온 작업이 분명히 있다. 공연을 올렸고 전시를 도왔고 외주를 받아 무언가를 만들었다. 그런데 그것을 이력서의 한 줄로 옮기려고 하면 손이 멈춘다. 작품에 쏟은 시간은 길었지만 나를 설명하는 연습을 한 시간은 짧았기 때문이다. 신청 단계에서 받은 설문에서도 이 어려움이 드러났다. 신청자 29명 가운데 21명이 "나의 강점과 역량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어려워요"를 골랐다.
이 막막함을 먼저 AI에게 털어놓아 본 사람도 있었다. 교육이 끝난 뒤 한 참가자는 그 경험을 이렇게 적었다. "혼자 AI랑 해 보니까 푸념만 늘어놓게 되고, 계속 제 자신을 한 덩어리로만 보게 돼서 진전이 없었거든요."
언러닝컴퍼니는 (주)메이크앤무브가 운영한 2026 예술 일자리 박람회의 프로그램으로 'AI 셀프브랜딩 부트캠프'를 진행했다. 9월 10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세 시간 동안 예술가의 집 3층 다목적 홀에서 참가자 25명과 함께 클로드(Claude)로 나를 소개하는 한 페이지를 만들었다. 기획 단계에서 세운 목표는 필기 노트 대신 오늘 만든 소개 페이지를 가지고 돌아가는 것이었다.
"이 사람, 뭐 하는 사람이었나요?"
1교시는 뽑는 사람의 자리에 서 보는 시간이었다. 이력서는 나보다 먼저 도착해 나 대신 말한다. 그래서 먼저 그 짧은 순간을 직접 겪어 보게 했다. 같은 사람의 경력을 두 가지 방식으로 쓴 이력서를 30초씩 보여 주고 덮은 다음 물었다. 방금 본 사람은 무엇을 하는 사람이었는가.
참가자들은 어느 쪽이 좋은 이력서인지 금방 알아보았다. 막힌 곳은 그다음이었다. 좋은 것을 알아보는 눈은 있는데 그것을 내 이력서로 옮기는 방법을 몰랐다.
"걸러내는 건 AI가 도와줄 테니, 일단 다 넣으세요"
2교시부터는 워크북을 따라 실습했다. 순서는 네 단계였다.
펼치기, 잊고 있던 경험을 꺼내 늘어놓는다.
고르기, 지원하려는 곳의 공고를 읽고 앞에 둘 경험을 고른다.
한 문장, 나를 규정하는 한 문장을 만든다.
한 페이지, 그 모두를 웹페이지 한 장으로 엮는다.
참가자는 단계마다 워크북의 지시문을 클로드에 넣고 돌아온 답을 정리하며 다음 단계를 진행했다. "냅다 클로드 켜서 '작업물이나 이력서 올리시고 해 보세요' 하는 게 아니어서 좋았고요. 그 순서에 맞게 키워드부터 문장까지 하나씩 정리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방식에 대한 한 참가자의 평가다.
참가자들은 실습 중 판단이 필요한 자리에서 가장 많이 멈췄다. 내 정보를 어디까지 알려 줘야 하는가. 무엇을 넣고 무엇을 빼야 하는가. 현장에서 나온 답은 매번 같았다. 걸러내는 일도 AI가 도와줄 테니 가진 재료를 최대한 많이 넣으라는 것이다.
이 답을 따르기가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다. 페이지를 끝내지 못한 참가자는 25명 가운데 5명이었는데 이들은 대체로 자기 정보를 처음부터 깔끔하게 다듬어서 넣으려고 했다. 한 줄을 넣기 전에 고치고 또 고치다 보니 실습 시간이 길어졌고 진도를 놓쳤다. 이력서를 쓸 때는 보통 잘 다듬은 것만 보여 주는 데 익숙하다. 하지만 AI와 일할 때는 순서가 거꾸로다. 다듬는 일은 나중이고 꺼내는 일이 먼저다.
같은 실습을 했는데 결과물은 모두 달랐다
교육을 마칠 무렵 참가자 25명 가운데 20명이 자기 소개 페이지를 완성했다. 페이지를 완성한 참가자는 링크 하나로 열리는 소개 페이지와 같은 내용을 담은 PDF를 가지고 돌아갔다. 집에 가서 혼자 고쳐 쓸 때 볼 이력서 작성 가이드는 워크북에서 내려받을 수 있게 했다.
마지막 순서는 옆 사람에게 자기 페이지를 30초 동안 보여 주는 시간이었다. 1교시에서 남의 이력서를 30초 동안 읽었던 사람들이 이번에는 자기 페이지를 같은 방식으로 보여 주고 첫인상을 들었다. 같은 워크북, 같은 지시문, 같은 AI를 썼는데도 같은 페이지는 하나도 없었다. 넣은 재료가 달랐기 때문이다.
"회사를 안 다녔지, 아무것도 안 하고 산 건 아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이 작업이 필요했던 이유를 이렇게 적었다. "하는 일들에 이름을 붙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 전에 일단 한데 모아 보고 싶었거든요. 뭘 해도 기록하고 정리해 두지 않으면 조금씩 휘발되잖아요."
같은 글에는 이런 문장도 있었다. "하나씩 꺼내 놓고 들여다보면서, 그래, 내가 회사를 안 다녔지 아무것도 안 하고 산 건 아니다, 하며 제 스스로를 칭찬해 주었습니다."
이날 AI는 한 덩어리로 뭉쳐 있던 경험을 하나씩 떼어 늘어놓고 그 안에서 되풀이되는 힘을 찾아 이름을 붙이게 도왔다. 참가자 가운데 여럿이 그 과정에서 글로 담아내지 못했던 강점을 발견했다. "단순히 이력서를 만드는 자리가 아니라, 흩어져 있던 나를 한 번 펼쳐 보고, 이해하고, 돌보는 듯한 부트캠프였습니다." 부트캠프를 마친 한 참가자의 소감이다.
나를 설명하는 말을 찾는 일은 나를 들여다보는 일이기도 하다. 혼자서는 막막한 그 일을 AI가 옆에서 한 단계씩 거들 수 있다.
글. 언러닝컴퍼니
바쁜 박람회 일정 속에서 세 시간 동안 자기 이야기를 꺼내 준 참가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자리를 함께 만들어 주신 예술경영지원센터와 메이크앤무브에도 감사드립니다.